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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친구들과 의기투합 '도전하는 용기' 얻어
작성일 2012-11-10 조회수 2,042



친구들과 의기투합 도전하는 용기 얻어

입력 : 2012.08.13 03:09



자기주도형 동아리 전성시대

요즘 교육계 화두는 누가 뭐래도 자기주도학습이다. 계획도, 실천도 스스로 해내는 자기주도학습 형태가 주목받으면서 최근 고교 동아리에서도 자기주도 열풍이 거세다. 기존 동아리에 수동적으로 가입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관심사에 맞는 단체를 직접 만들고 꾸려가는 고교생이 늘고 있는 것. 그 중 일부는 성인 모임 못지않게 뜻깊은 성과를 내놓아 눈길을 끌기도 한다. 지난달 2일 2011-2012 대한민국 리더십 연구보고서(이하 리더십 보고서)를 펴낸 대원외국어고 대한민국리더탐구회, 올해로 3년째 탈북자 지원단체 새조위(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의 줄임말)를 돕고 있는 청심국제고 한누리가 대표적 예다.

대원외고 대한민국리더탐구회
—국내 분야별 리더 선출해 리더십 보고서 발간

입시 경쟁요? 하루하루 피가 마르죠. 그런데 정작 제 주변엔 고달픈 고교 시절을 거쳐야 하는 이유를 아는 친구가 거의 없더라고요. 대한민국리더탐구회장을 맡고 있는 윤여동(3년)군이 동아리를 만든 건 지난해 5월이었다. 다들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꼽지만 그 이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말문이 막혔어요. 전 우리가 지금 이렇게 힘든 시간을 견디는 건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로 성장하기 위해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죠. 윤군의 생각은 △어떻게 하면 리더가 될 수 있는가 △어떤 리더가 돼야 하는가 등 구체적 질문으로 이어졌다. 결국 그는 마음 맞는 친구 여덟 명과 의기투합해 동아리 개설을 결심한 지 1주일 만에 대한민국리더탐구회를 결성했다.

대한민국리더탐구회원들이 직접 만든 리더십 보고서를 든 채 활짝 웃고 있다./이경호 기자 ho@chosun.com
대한민국리더탐구회원들은 리더십 보고서를 발간하기 위해 1여년간 국내 대표 리더 20명을 직접 선정하고 관련 자료를 조사했다. △강지원(63) 변호사 △김연아(22) 선수 △반기문(68) 유엔사무총장 등이 이 과정을 거쳐 명단에 포함됐다. 회원 권총희(3년)군은 일단 분야를 법조·스포츠·문화·경제 등으로 나눈 후, 본인의 업무적 성과와 인재 발굴 능력 등을 두루 살폈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안과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 봉사단체 비전케어를 이끄는 김동해(48) 명동성모안과 원장처럼 비교적 덜 알려진 인물도 발굴해냈다.

인물별 자료 작성은 인터넷·도서 검색을 활용했다. 성장 배경과 성공 과정 등 일반적 자료뿐 아니라 각 인물을 둘러싼 논쟁적 자료까지 찾아 해당 인물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다른 회원 오수웅(3년)군은 책 리더십 코드(데이브 얼리치 외 글·나남)에 수록된 리더 평가표를 활용해 각 인물의 업적을 △전략가 △실행가 △인재관리자 △인적자본개발가 △개인역량 부문으로 구분해 점수를 매겼다고 말했다.

보고서 제작 과정이 늘 순탄했던 건 아니다. 윤여동군은 명단에 들어 있는 모씨의 경우, 20대에 한 유력단체의 젊은 리더로 발탁돼 관심을 모았지만 막상 조사 과정에서 꼼꼼히 살펴보니 가벼운 언행과 석연찮은 선출 과정 등이 당초 생각과 달라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경험은 오히려 회원들이 바람직한 리더상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번 보고서에서 회원 박다영(3년)양이 꼽은 최고의 리더는 홍명보(43)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축구선수가 국내 대표 리더에 적합한지를 놓고 수없이 고민했어요. 하지만 홍 감독은 리더 평가표 상 거의 모든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뛰어난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또 다른 회원 김민지·이현지(이상 3년)양은 조사 과정에서 진정한 리더는 타인의 마음을 움직여 자신을 따르도록 하는 사람이란 믿음을 갖게 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떠올린 이상적 리더는 수평적 리더십이 돋보였던 음악감독 박칼린(45)씨라고 입을 모았다.

청심국제고 한누리
—새조위 연차보고서 작성·탈북자 관련 캠페인 벌여

재작년 3월, 청심국제고 학생들은 다큐멘터리 영화 서울 트레인(Seoul Train)을 단체 관람했다.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주민 인권 문제를 다룬 90분 분량의 작품이었다. 김아영(3년·한누리 회장)양은 이날 큰 충격을 받았다. 공부가 손에 안 잡힐 정도로 마음이 흔들렸어요. 학생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새조위를 알게 됐고, 제 생각을 친구들에게 제안하는 과정에서 한누리가 탄생했습니다.

탈북자 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판매했던 티셔츠를 입고 포즈를 취한 한누리 회원들./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한누리 활동은 크게 새조위 연차보고서 작성과 탈북자에 대한 사회 관심 유도 캠페인으로 나뉜다. 연차보고서는 특정 단체의 이념과 역사, 사업 내용, 주요 활동, 재정 등 핵심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가리키는 말. 많은 예산을 들여 연례적으로 연차보고서를 작성하는 기업과 달리 영세 단체인 새조위 입장에서 연차보고서 작성은 엄두조차 내기 힘든 일이었다. 청심국제고 3개 학년 24명으로 구성된 한누리 회원들은 이 같은 사연을 접한 후, 4개월여에 걸쳐 새조위가 제공한 자료를 정리하고 영문으로 번역했다.

이들은 티셔츠·팔찌 등 간단한 상품을 제작, 판매해 탈북자 돕기 기금 마련에도 앞장서고 있다. 티셔츠의 경우, 새조위와 공동으로 개최한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을 셔츠 앞면에 인쇄해 교내에서 팔았다. 회원 오하나(3년)양은 장당 6000원짜리 셔츠를 팔았는데 준비한 100여 장이 두 시간 만에 동날 정도로 인기였다며 요즘도 교내에서 당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학생을 만날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들 역시 현재 위치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정선희양은 주요 사안은 하나부터 열까지 내부 회의를 거쳐 정하는데 결정된 일도 엎어지기 일쑤였다며 웃었다. 공모전 수상 디자인을 셔츠에 입혀 교내 축제에 판매하자는 아이디어도 회의에서 확정됐는데, 막상 받아든 디자인이 너무 섬세해 실제 제작엔 애를 먹었어요. 역시 축제 때 판매할 팔찌 도안을 완성해 생산업체에 가져갔을 땐 제작가가 예상을 훨씬 웃돌아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죠. 그런 일을 몇 차례 겪은 후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실현 가능성과 효과를 따져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그는 한누리 활동으로 얻은 최대 성과는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된 것이라며 맛있는공부 독자들도 학생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지레 포기하지 말고 사소한 관심이라도 행동으로 옮겨보라고 당부했다.